이전에 있던 영화 아카데미에서 권위적이고 영감을 딱히 얻을만한 요소도 없고 체계적이지도 않은 시스템에서 결정적으로 인간관계가 문제가 생겨 결국 거기를 떠나와서 꽤 긴 시간을 방황하던 중 같은 아카데미 연출자의 길을 걷던 분이 알려줘서 텐시를 오게 되었다.
그때의 인간관계 문제를 겪었기 때문에 나는 이번 텐시에서는 나를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원래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절대 굽힐줄 모르고 누가 뭐라던 나만의 색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었으나 이곳에서도 미움받을까봐 의견 내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내 동기들은 내가 조용한 사람인 줄 알고 있었다. 원래 성격과 성질을 억누르고 있다보니 그 궤리감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전 아카데미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 가족같고 친근하고 다정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내 자신을 조금씩 열어내기 시작하면서 영화에 대한 열정과 지식들을 나누며 텐시에 녹아들수 있었다. 텐시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아마 20기 동기들과 텐시튜터님 그리고 텐시를 통해 영화의 길을 걷고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있게 된것이 가장 값지고 기억에 가장 남는다. 사람이 진정한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의 길을 걷는다는건 참으로 고독하고 외로운것이다. 나는 이길을 함께 걸을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
텐시 수업을 들으면서 좋았던점은 단순히 이론뿐만 아니라 즉흥적으로 카메라를 무작정 쥐어보면서 준비도 안된상태에서 던져지듯이 실습하는것은 영화제작에 대한 이해를 한껏 빠르고 직접적으로 할수있었고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었다.
동기들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다들 익숙하지 않지만 점점 개선되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영화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특히나 촬영때에는 현장은 어찌됬든 고단하고 힘이 들지만 다들 묵묵히 제자리 지켜가면서 책임감 있게 마무리 지을수 있었던점이 대견스러우면서 뿌듯하고 또 다들 고생하는데 나만 너무 힘든티를 많이 낸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상영회를 하기 이전 비린내라는 작품의 전반부를 오롯이 내가 편집을 담당하엿기에 애정이 많이 간다. 내작품은 아니지만 내작품을 선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상영회쯤에는 텐시의 따뜻하고 유쾌한 에너지덕분일까 나 역시도 나를 꽁꽁싸매던 매듭을 풀수 있었고 나답고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또한 회식자리에서 동기도 있었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나누며 가까워 질수 있었던점이 너무 좋았다.
영화인의 길을 꿈꾸고 있지만 막연하다면 다른곳이 아니라 여기 텐시를 한번 거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혼자 하는게 아닌 함께 한다는것을 동료애를 가장 잘느낄수있는 아카데미 라고 생각합니다.